2009년 3월 4일 수요일

노부모를 모시고 명도소송

얼마전 한통의 이메일이 왔다.

명도소송을 당하게 생겼는데 어찌해야할지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렵고 월세 보증금은 벌써 다 까먹은 상태인데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없냐는 것이었다. 현재 낮에도 일을 하고 밤에도 대리운전을 하면서 돈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얼마전 사업을 하다가 모두 잃고 이제 남은 것은 월세방 하나인데 이마저도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는 모양이다.

대한민국은 한번 실패하면 다시 잃어나기 가장 힘든 나라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구제기능이 없는 사회이다. 누가 망하고 싶어서 망하는가 말이다. 하다보니 실수와 자의타의로 헤어나지 못하게 될 뿐인데 이에 대한 책임은 모두 나에게로 온다. 내가 평생토록 낸 세금은 내가 힘들고 어려울때 나를 도와준 적이 한번도 없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학교에 다니는 자녀와 노부모를 모시고 있어서 어디 갑자기 갈 곳도 없는 모양인데 한 6개월 이렇게 밤낮으로 일하면 다시 월세방이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니 그때까지만 버틸 수 있게 도와달라는 것이 내게 보내온 이메일 내용이었다.

일단 명도소송의 절차를 자세히 알려주고 최대한 선의를 재판부에 표시하면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악의를 갖지 말고 시간을 끌라고 일러주었다. 상대방이 소장을 보내왔을때 그대로 두면 판결이 확정되므로 적절한 때에 답변서를 제출하고 재판날짜가 잡히기를 기다리라고 했다. 이러는 과정에 한달 이상은 흘러가게 되므로 그 사이에 또 다른 궁리를 해보라고 했다.

소장이 접수된지 약 4달이 지났고 얼마전 재판일이 잡혔다. 만족할만큼 시간을 벌었을지 모르겠지만 판사가 녹녹하게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한 재판일에 가서 판사에게 사정을 하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다. 판사가 얼마나 봐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판결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또 판결을 받고 나서도 강제집행을 하는데까지는 시간이 걸리니 그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라는 조언이 전부일 수 밖에 없다.

시간을 잘 견디고 다시 힘차게 일어서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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