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4일 토요일
한국철도시설공단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을 환영한다
적은 수의 정규직화이지만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금융권의 정규직화는 차별을 인정하면서 고용에만 배려를 한것에 비하여 철도시설공단의 정규직화는 아무런 차별도 없으며 앞으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에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내용을 노사가 합의한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전환대상자들이 2년 이상 근무한 자들이지만 6명은 2년이 채 안된 사람들이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해 주어야 할 것이다.
노동권에서 주장하는 내용 그대로 노사가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우리사회에 비정규직이 사라지는 그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바란다.
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은평시민신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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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인생의 이야기 | ||||||
| 과연 지난 20년동안 우리는 얼마나 현명해진 것일까? | ||||||
| 누군가의 구둣발이 지렁이 한마리를 밟고 지나갔다 그 발은 뚜벅뚜벅 걸어가 그들만의 단란한 식탁에서 환히 웃고 있으리라 지렁이 한마리가 포도에서 으깨어진 머리를 들어 간신히 집 쪽을 바라보는 동안 ― 이시영, 「귀가」 全文 지난 8월말 ㅂ씨는 그동안 일해오던 이마트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야 했다. 고객에게 무례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마트 베이커리에서 일하던 그는 젊은 여성 고객이 안고 온 강아지가 시식코너의 빵에 코를 들이미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가로막았다. <고객의 소리>에 항의글이 올라왔고 담당 파트장은 다음날 사직서를 쓰게 했다. 6년동안 일해왔던 직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마트가 아닌 용역업체 소속이다. 이랜드 노동자들이 파업을 불사하며 거부하고 있는 바로 그 외주용역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서 이제 이러한 일들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당사자의 충격과 절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례가 알려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나마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상담기관을 찾은 경우들이다. 하지만 알려진 사례들만 얘기하려고 해도 며칠 밤을 새워야 한다. 비정규센터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난 한 대학생의 소감은 이랬다. “다른 방법이 안보인다. 열심히 공부해서 정규직이 되는 수밖에 없겠다.” 취업을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학생들에게 당연한 생각일지는 모르나 그렇게 들어간 직장은 또 어떤 곳일까? “노예처럼 살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KTX 승무지부 민세원 지부장의 말이다. 학생운동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었다는 KTX 승무원들. 전원 대졸 이상의 학력으로 최고 13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서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지상의 스튜어디스’로 불리던 이들, “청소일하는 사람들이야 비정규직 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이들이 겨우 1년만에 전원 파업에 동참하고 500일이 넘도록 거리에서 투쟁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여성노동자는 어느 기업에 가도 어차피 똑같다. 노예로 침묵하거나 새로 투쟁을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지난한 투쟁을 통해 승무원들이 배운 교훈이다.
그래서, 무권리 상태에서 고립된 비정규직의 파업을 정규직이 무심하게 지켜보고 정규직의 파업이 비정규직 대체인력 투입으로 무너지는 일이 반복되는 동안 우리의 삶도 조금씩 허물어져 간다. 짓밟는 자와 짓밟히는 자를 구분하지 못한 채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규칙에 매달려 있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인생을 짓밟는데 열중할 뿐이다. 결국 ‘세븐-일레븐’의 노동강도를 당연하게 여기며 붐비는 퇴근길에도 처세술 책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 아귀다툼 속에 당신의 인생은 소모될 것이다. 모든 것을 바꾸지 않고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토록 명확해진 적은 일찍이 없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지금 이랜드 비정규노동자들의 싸움에 이 모든 과제가 걸려있다는 점이다. 이랜드의 파업은 폭력적인 외주용역화와 기만적인 비정규직법의 문제점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투쟁이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루어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의 결실이 이랜드노조다. 도시민들의 생활공간인 유통매장을 멈추며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를 끌어낸 싸움이다. 지난 수년동안 끝없이 패배하고 무너져온 수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의 염원, 노동운동의 풀지못한 과제들이 집중된 일전이다. 그래서? 이 싸움은 과연 누구의 몫인가?
20년쯤 전에 한국의 노동자들은 똑같은 야만과 무권리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뭉쳤고 싸웠다. 수없이 패배했지만 그 싸움을 통해 노동자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살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렇게 민주노조가 건설되고 진보정당이 만들어졌다. 지금 ‘대기업 정규직 남성 노동자’들의 조직으로 사회적 증오와 고립의 대상이 되어버린 바로 그 운동이다. 과연 지난 20년동안 우리는 얼마나 현명해진 것일까? 얼마전 개봉한 영화 <화려한 휴가>에는 가끔 이런 악플이 달린다. “그게 다 김대중이 선동해서 광주시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 한 것이지.”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이맛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이 ‘아줌마 눈물 뒤에 민주노총 있다’는 선동에는 쉽게 고개를 끄덕인다. 놀랄 일은 아니다. 권력은 원래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 법이다. 그러나 수십년 후에야 상식을 되찾기에는 이랜드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이 너무 절박하다. 이제 추석이다. 가까운 대형할인점에서 선물보따리를 구입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구둣발 밑에 무엇인가가 으깨어지는 소리를 감지할 수 있을까? 그건 당신의 인생일지도 모르는데…. |
2007년 11월 16일 금요일
국립발레단의 김주원 상반신 누드에 대한 감봉 1개월은 가혹하다
가혹하다는 것은 사람에게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거나 모욕을 하거나 고통을 주는 것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는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없이 징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립발레단의 인사위원회는 회사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외부와 예술활동을 하였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하였다. 기사를 살펴보면 미리 알고 있었는데 사회적으로 관심이 쏠리자 부담스러워 징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국판 보그지에 실린 그녀의 상반신 누드를 나도 보았는데, 와이프가 빌려온 보그지를 뒤졌으나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지나쳤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서 보아야 할 정도로 외설적이거나 자극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실제 연인관계인 두 남녀의 이야기를 기자가 인터뷰하면서 발레리나답게 아름다운 사진을 곁들이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감봉 1개월이면 한달 동안 봉급이 깍이거나 안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실제는 그렇지가 않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의 내부 규정을 살펴보면 감봉 1개월이면 거기에 12개월을 더하여 13개월 동안 모든 진급이나 급여인상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월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13개월 동안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내용이다. 13개월 동안 동기나 같은 수준에 있는 사람들이 승진기회가 있다면 자신은 제외되는 것이며, 임금이 오르게 되어도 거기에서 제외되는 매우 무거운 징계이다. 국립발레단도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가혹하다는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외부와의 예술활동을 예술감독의 허락없이 하였다는 것이 징계의 주된 이유인데 인터뷰를 위한 화보를 찍는 것이 예술활동에 해당되는지를 깊이 살펴보아야 할 것인데, 징계위원회는 이점을 간과한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김주원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예술감독의 허락을 받았을리가 없을 것이고 그 인터뷰기사에 실릴 사진을 찍는데도 예술감독에게 그때마다 허락을 받았을리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상반신을 누드로 찍었기 때문이라면 표현의 자유와 예술을 주된 업으로하는 회사인 국립발레단에서 사규를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만약 평범한 옷을 입은 사진은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면 누드는 예술이기 때문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징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며, 나중에 김주원이 연습하다가 울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얼마나 억울했을까를 짐작해 보았다.
예술인들도 노동자라는 점을 최근에 와서는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사규를 지키지 않고 나름데로 외부와 활동을 한 것에 대한 정당한 징계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술활동을 업으로 하는 회사에서 바라보는 외부와의 예술활동과 개인적으로 응한 인터뷰라는 외부활동에서 찍은 누드는 분명히 다르게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조금 더 예술인들의 노동자성에 대하여 깊이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래는 결정보고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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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징계위원회 결정보고'
일시 : 2007년 10월 25일 10:30am
장소 :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참가 : 인사위원회 위원 박인자(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박종숙(국립발레단 사무국장), 김준영(국립발레단 감사)
김학자(국립발레단 이사), 간사 임요영(경영관리팀장), 단원 김주원
국립발레단 단원 김주원은2007년 9월에 패션 잡지 <보그> 지 화보촬영에 참가하였다. 촬영 내용은 김용호 사진작가의 촬영 하에 2인무 무용동작을 표현하며, 다양한 의상을 입고 진행되었다. 잡지에 게재된 6장의 사진 중, 김주원의 상반신 노출의 장면이 담겨있어, 10월 호가 발간된 이후인 10월 말, 언론에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언론 및 일반인들의 논란이 되었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무용수의 ‘몸’ 자체를 예술로 보는 긍정적인 시선과, 그래도 다소 파격적이다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양립하였다.
국립발레단은 2007년 10월 25일 오전10:30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본 건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사안은 국립발레단 단원으로서 외부 활동을 할 경우 사전에 발레단의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원 김주원은 발레단 측에 인터뷰 진행 및 화보촬영 내용을 승인절차를 밟지 않고2007년 10월호 <보그>지 촬영에 참여한 바 있다.
인사위원회의 결정사항은 다음과 같다.
국립발레단 징계위원회 결정 내용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서 단원복무규정 및 계약사항을 성실히 준수해야할 의무가 있는바, 제반규정(복무규정, 단원운영규정 계약서 및 서약서)에 의거 발레단 소관 이외의 예술활동을 하고자 할 경우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음에도 사전 승인절차 받지 않은 것은 단원복뮤규정 제20조 제1항의 계약위반 또는 지시명령을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됨
그러나,
1. 지난 10년간 국립발레단 및 우리나라 발레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지대하고
2. 문화관광부장관표창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점
3. 그간 모범적인 단원 생활을 했고, 처음으로 문제를 일으킨 점
4. 소명서를 통해 순수예술에 대한 더 많은 이해와 관심을 갖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여 제의에 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점 등을 감안하여 감봉 1개월로 결정하였음
다음 재판이 2007년 12월 13일로 잡히다
날짜가 겹치는 바람에 내가 양보한 사건인 광주고등법원 딸의 자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어머니가 조금이나마 위로받기를 바랄 뿐이다.
2007년 11월 13일 화요일
재판을 연기하다
준비변론이 종결되고 첫번째 잡힌 변론기일인데, 하나은행측 변호사실에서 연락이 와서 2주 뒤로 연기하자고 하였고 변호사들 사이에는 서로 연기해주는 것이 관례인듯하나 나는 연기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방도 사유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어 1주일만 연기하자고 제안했었는데 상대방 변호사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대로 진행하자고 하여 그대로 15일에 진행되게 되었다.
그런데, 내 사건을 맡은 변호사의 다른 사건중에 딸이 자살한 어머니가 소송하는 사건이 있는데 갑작스럽게 조정이 열린다고 하여 기일이 겹치는 바람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이 나보다 더 아프리라 생각되어 양보하기로 하였다.
생면부지의 사람인지라 양보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소송의 당사자가 얼마나 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덕을 쌓는 마음으로 양보하였다. 물론 재판부가 일주일이 아니라 더 미룰수도 있고 연기가 안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원고측 변호사와 피고측 변호사가 합의하면 미루어 주는 것이 관례인 모양이다.
자식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자살까지 한 사건을 보면서 우리사회가 얼마나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한지를 새삼느끼게 되었다. 나도 성인군자가 아닌지라 내 사건이 더 급하지만 슬픔에 잠겨있을 어머니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다시 변론기일이 잡힐 터이니 기다려 볼 일인데 아무래도 올해안에 끝나기는 물 건너간듯 하다. 그러나 이제 결말을 향해가는 기차는 멈추지 않을 것이고 긴 터널을 빠져나가기 위해 기적소리를 힘차게 울리려 준비하고 있다.
2007년 11월 12일 월요일
정보공개청구서 hwp 다운로드
해고, 임금체불 등으로 노동청에 진정 또는 고소한 뒤 그 진술내용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때 아래의 양식을 작성하여 노동청에 제출하면 됩니다. 또한 이 청구서는 다른 국가기관에 정보공개를 요청할 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 청구인은 본인이 되며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을 적는다.
2. 정보내용은 몇년 몇월 몇일에 청구인이 진술한 내용 또는 진술서 일체라고 적는다.
3. 공개형태는 주로 사본,출력물에 체크하면 되고 나머지 형태는 직접 확인 하시기 바랍니다.
4. 수령방법은 주로 직접방문에 체크하면 되고 나머지 방법은 직접 확인 하시기 바랍니다.
5. 수수료는 지방노동청마다 조금씩 다른데 미리 해당지방노동청 민원실에 전화하여 금액만큼의 인지를 사서 붙이거나 현금으로 그자리에서 내는 경우도 있고 무료(진행중인 사건)인 경우도 있다. 공개내용이 많으면 달라지는 경우도 있으니 일률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우므로 반드시 전화로 확인한 뒤에 움직여야 여러번 발걸음하지 않는다.
- 지방노동청에서 인지(대한민국수입인지)를 보유,판매하는 곳도 있고, 판매하지 않는 곳도 있으니 민원실에 미리 물어보고 판매하지 않는다면 근처 우체국에서 구입하면 된다.
- 참고로 서울지방노동청 고양지청은 인지를 판매하지 않으므로 롯데백화점 뒤의 우체국에 가서 사야한다.
- 정부기관을 상대로 무엇인가를 할 때 어디를 가던지 똑같이 처리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 그때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명심하기 바라며 다른데서는 이렇게 해주었는데 여기서는 왜 안되냐는 식의 투정은 자신의 정신건강에만 해롭다는 것이 필자의 경험에서 얻어진 결론이므로 담당자의 표정을 살피면서 상황에 맡게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 지방자치단체마다 수수료에 대한 기준이 다르고 처리하는 방법등이 다를 수 있고 민원인의 입장에서 그것을 다 알 필요도 없으니 적절히 행동하는 것이 좋다.
2007년 11월 3일 토요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삼성과 검찰에 대한 성명서 발표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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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과 검찰은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오6,24)
“너는 어찌하여 형제(자매)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 하느냐?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형제(자매)에게 ‘가만, 네 눈 속에서 티를 빼내 주겠다’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자매)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마태오7,3-5)
이 두 성서 구절은 러시아의 인도주의 작가 톨스토이가 감동을 받고 스스로 반성하며 늘 되새겼던 마태오의 산상수훈 말씀입니다. 우리 사제들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보다 철저하게 따르려고 노력하면서 늘 이 말씀을 묵상하며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있습니다.
사실 영육으로 이루어진 인간은 필연적으로 재물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성숙한 도덕적 인간은 모름지기 재물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음도 깨닫습니다. 이 가치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바로 절대자 하느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재물 앞에 머리를 숙이고 하느님을 잊기도 합니다. 때문에 신학자들은 재물을 현대판 우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엄혹했던 시절, 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짓밟았던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온 힘을 다해 싸워 자유를 획득했습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바로 뜻있는 청년학생시민 등 우리 모두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기업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검찰의 독립도 바로 우리 민주시민들의 노력 덕분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옛날 군부독재정권의 그 독선과 오만을 오늘날에는 자본과 기업이 어이없게도 자행하고 있으며, 새로 태어나지 못한 검찰 또한 권력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매우 가슴 아프며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에 우리는 윤리 도덕적으로 성숙한 인간상을 지향하며 기업에 대해 특히 삼성에 대해 우선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해 검찰과 국세청은 민주시민의 공복으로서 겸허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요구합니다.
사실 오늘날 삼성은,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주는 기업 그리고 국민에게 긍지를 주는 기업이라는 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삼성이 그 명성에 걸맞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삼성경영인과 삼성전략기획실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삼성이라는 기업과 삼성그룹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소수의 지배자들을 우리는 구분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삼성의 소수 지배자들은 기업의 이익을 사유화하고 기업의 운영을 장악하기 위하여 불법·편법·탈법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바로 기업을 부실하게 만드는 원인을 그들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노조, 비노조 경영, 이건희 회장 일가의 봉건적 지배 구조, 경영권 편법 세습, X파일 사건 등에서 확인하듯 삼성의 부정직한 비상식적 행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큰 우려와 함께 때로는 의노(義怒)도 갖고 있습니다. <시사저널> 사태에서 보듯 언론마저 무력케 하는 삼성의 힘은 커 보이지만 사실은 치졸함을 느끼게 합니다.
삼성그룹에서 일했던 김용철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 그동안 삼성에 있는 동안 알게 모르게 저질렀던 잘못에 대해 공범자로서의 죄책감을 느끼며 우리 사제들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사법연수원시절의 교훈, 곧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지키라는 가르침을 되새기며 검찰 재직시 법과 정의를 세우기 위해 전심전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개인의 한계를 절감하고 사직한 후 안정된 기업을 찾던 중 삼성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검찰에서의 한계보다 재물과 돈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는 더 크고 무서운 사실 앞에서 사법연수원생 시절의 그 순수함을 떠 올리며 자신의 개인적 과오와 함께 삼성의 조직적 죄과가 정화되기를 바라며 결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당할 수 있는 상상할 수 없는 모함과 위험을 예견하면서도 감수할 각오를 했습니다. 그는 또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확신과 신념에서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삼성그룹 내부의 이야기는 참으로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재산을 증여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했습니다. 편법 세습을 위하여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하며 불법 로비자금을 통해 국가 기관마저 능멸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대통령의 후보자중 한 사람도 삼성을 위한 법을 제정하고자 합니다.
재벌이 온 사회를 장악하고 흔드는 이 현실은 경제정의 질서와 민주주의의 근본을 위태롭게 하는 불의이며 새로운 폭력입니다.
삼성은 그룹 내부의 양심선언이 있을 때마다 돈과 힘으로 이를 제지했고 건강한 지성인을 정신 이상자라고 모함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이 정신 이상자에게 그룹의 재무와 법무를 맡길 정도로 그렇게 허술하고 조직관리에 무능하다는 것입니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이러한 유치한 모략과 음해는 바로 삼성그룹이 스스로 또 다른 함정에 빠지는 큰 우와 모순을 범하는 일입니다.
삼성의 로비를 통해 부끄럽게도 하수인이 된 권력기관의 잘못을 우리는 쓰라린 마음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삼성의 불법을 애써 외면하고 때로는 은폐하고 있는 검찰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을 우리는 이 기회에 지적합니다. 따라서 삼성과 검찰이 스스로 허물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이 기회를 꼭 포착하기 바랍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맞는 이 감격스러운 해에 민주화를 위해 산화해간 민주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되새기며 우리는 오늘 그때의 열정을 다시 살려 제2의 민주주의 운동 곧 경제정의민주주의 운동을 펼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기업이 더욱 책임 있고 투명한 기업이 되도록 성원하며 나아가 삼성재벌과 검찰이 새롭게 태어나도록 재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종교계, 학계, 문화예술계, 언론, 노동자, 농민 등 모든 뜻있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연대하여 범국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제안할 것입니다.
“황금을 좋아하는 자는 의롭게 되지 못하고 돈을 밝히는 자는 돈 때문에 그릇된 길로 들어서리라. 많은 이들이 황금 때문에 파멸하였고 멸망이 그들 앞에 닥쳤다. 황금의 유혹을 받고도 온전한 이는 누구인가? 이 일이 그에게 자랑거리가 되리라. 죄를 지을 수 있는데도 짓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는데도 저지르지 않는 그는 누구인가? 이 때문에 그의 재산은 확고해지고 회중이 그의 자선을 낱낱이 이야기하리라.” (집회 31,5-6.10-11)
2007년 10월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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