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6일 금요일

국립발레단의 김주원 상반신 누드에 대한 감봉 1개월은 가혹하다

얼마전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김주원의 누드가 사회적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렸었다.

  가혹하다는 것은 사람에게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거나 모욕을 하거나 고통을 주는 것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는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없이 징계를 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립발레단의 인사위원회는 회사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외부와 예술활동을 하였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하였다. 기사를 살펴보면 미리 알고 있었는데 사회적으로 관심이 쏠리자 부담스러워 징계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국판 보그지에 실린 그녀의 상반신 누드를 나도 보았는데, 와이프가 빌려온 보그지를 뒤졌으나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지나쳤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서 보아야 할 정도로 외설적이거나 자극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실제 연인관계인 두 남녀의 이야기를 기자가 인터뷰하면서 발레리나답게 아름다운 사진을 곁들이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감봉 1개월이면 한달 동안 봉급이 깍이거나 안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겠지만 실제는 그렇지가 않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의 내부 규정을 살펴보면 감봉 1개월이면 거기에 12개월을 더하여 13개월 동안 모든 진급이나 급여인상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월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13개월 동안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내용이다. 13개월 동안 동기나 같은 수준에 있는 사람들이 승진기회가 있다면 자신은 제외되는 것이며, 임금이 오르게 되어도 거기에서 제외되는 매우 무거운 징계이다. 국립발레단도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가혹하다는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외부와의 예술활동을 예술감독의 허락없이 하였다는 것이 징계의 주된 이유인데 인터뷰를 위한 화보를 찍는 것이 예술활동에 해당되는지를 깊이 살펴보아야 할 것인데, 징계위원회는 이점을 간과한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김주원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예술감독의 허락을 받았을리가 없을 것이고 그 인터뷰기사에 실릴 사진을 찍는데도 예술감독에게 그때마다 허락을 받았을리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상반신을 누드로 찍었기 때문이라면 표현의 자유와 예술을 주된 업으로하는 회사인 국립발레단에서 사규를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만약 평범한 옷을 입은 사진은 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면 누드는 예술이기 때문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징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며, 나중에 김주원이 연습하다가 울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얼마나 억울했을까를 짐작해 보았다.

  예술인들도 노동자라는 점을 최근에 와서는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사규를 지키지 않고 나름데로 외부와 활동을 한 것에 대한 정당한 징계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술활동을 업으로 하는 회사에서 바라보는 외부와의 예술활동과 개인적으로 응한 인터뷰라는 외부활동에서 찍은 누드는 분명히 다르게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조금 더 예술인들의 노동자성에 대하여 깊이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래는 결정보고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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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징계위원회 결정보고'

일시 : 2007년 10월 25일 10:30am

장소 :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참가 : 인사위원회 위원 박인자(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박종숙(국립발레단 사무국장), 김준영(국립발레단 감사)

김학자(국립발레단 이사), 간사 임요영(경영관리팀장), 단원 김주원

국립발레단 단원 김주원은2007년 9월에 패션 잡지 <보그> 지 화보촬영에 참가하였다. 촬영 내용은 김용호 사진작가의 촬영 하에 2인무 무용동작을 표현하며, 다양한 의상을 입고 진행되었다. 잡지에 게재된 6장의 사진 중, 김주원의 상반신 노출의 장면이 담겨있어, 10월 호가 발간된 이후인 10월 말, 언론에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언론 및 일반인들의 논란이 되었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무용수의 ‘몸’ 자체를 예술로 보는 긍정적인 시선과, 그래도 다소 파격적이다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양립하였다.

국립발레단은 2007년 10월 25일 오전10:30에 징계위원회를 열어 본 건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사안은 국립발레단 단원으로서 외부 활동을 할 경우 사전에 발레단의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원 김주원은 발레단 측에 인터뷰 진행 및 화보촬영 내용을 승인절차를 밟지 않고2007년 10월호 <보그>지 촬영에 참여한 바 있다.

인사위원회의 결정사항은 다음과 같다.

국립발레단 징계위원회 결정 내용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서 단원복무규정 및 계약사항을 성실히 준수해야할 의무가 있는바, 제반규정(복무규정, 단원운영규정 계약서 및 서약서)에 의거 발레단 소관 이외의 예술활동을 하고자 할 경우 예술감독의 사전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음에도 사전 승인절차 받지 않은 것은 단원복뮤규정 제20조 제1항의 계약위반 또는 지시명령을 위반한 징계사유에 해당됨

그러나,

1. 지난 10년간 국립발레단 및 우리나라 발레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지대하고

2. 문화관광부장관표창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점

3. 그간 모범적인 단원 생활을 했고, 처음으로 문제를 일으킨 점

4. 소명서를 통해 순수예술에 대한 더 많은 이해와 관심을 갖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여 제의에 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점 등을 감안하여 감봉 1개월로 결정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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