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2일 금요일

하나은행 또 강제집행 당하다 (작전명 - 성동격서)

지난 9월4일(목) 하나은행에 대한 두번째 강제집행에 성공했다.

이 번에는 지난번 가처분에 따른 강제집행(2007.1.10.)과는 성격이 많이 달랐다. 첫번째 강제집행은 하나은행이 전혀 생각하지도 못하고 당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강제집행만은 피하려는 하나은행의 행동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전술을 사용해야 했다.

8월14일 판결이 선고되고 아래의 글에 자세히 설명했지만 상당한 수준의 의미있는 판결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판결문이 발송(8월22일)된 것을 보고 있다가 도착하기 전날(8월26일) 내 변호사를 통해서 지급할 것을 이야기 해왔다. 판결문이 하나은행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원고인 내가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급하겠다고 하나은행이 말했으므로 내가 강제집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공부만 한 변호사나 경험없는 법조인들이 대답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전은 다르다. 나는 하나은행에게 서면으로 답을 하겠다고 하면서 다음날인 8월 27일에 이번 판결로서 3년동안 시간외수당을 주지 않은 것이 분명해졌으니 내가 실제로 근무한 9년 동안의 시간외수당을 금융기관답게 양심에 따라 지급하기를 권고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글은 읽는 사람의 마음이 많이 반영되는데 하나은행 인사부 직원이나 법무팀에서는 이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거절한 것이라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도의 심리전이다. 거절이라는 말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상대는 스스로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편지에 '거절'이라는 단어는 한 글자도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상대는 거절이라고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상대가 방심하고 있는 동안 '육도삼략'이라는 '병서'에 나와있는 전술을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바로 '성동격서'인데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공격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이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면서 공탁을 하기에는 요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나은행이 내용증명을 통해서 공탁하겠다는 통지를 해올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정도 노력을 해야 공탁이 되기 때문에 그 내용증명이 도착하기 전에 나는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

그래서 첫번째 '성동격서' 작전으로 9월1일 하나은행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상대방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고 그렇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행동을 한 것이다. 해고를 다투고 있으면서 퇴직금을 달라고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1차 2차 해고는 하나은행이 졌지만 3차해고는 내가 졌으니 혹시 소송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한번쯤을 해봤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법원에 강제집행 신청을 한 것이다. 참고로 퇴직금수령은 유보적인 내용으로 답변을 하면서 수령하면 소송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두번째 '성동격서'는 그동안 내가 또 승소하면 이번에는 본점으로 강제집행을 간다고 계속해서 소문을 냈고 내가 아는 사람들마다 모두 그렇게 이야기 했다. 하나은행 인사부에 분명히 소문이 들어갔으리라 생각한다. 나와 통화하는 사람들중에 일부는 프락치 역활을 할 터이고 나는 그 점을 거꾸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는 다르게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장소인 본점이 속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아닌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서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하나금융지주 김승유회장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1층 지점으로 간 것은 이번 강제집행의 장소선정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나중에라도 김승유회장이 보고를 받았다면 자신의 코밑에까지 내가 와있다는 위기감을 느낄 것이다. 다만 이를 보고하지 않는 직원들과 과잉충성하는 인사부장급의 인물들 때문에 사건은 점점 커져가는 것이다. 경영자는 자신에게 작은 흠집이라도 생기지 않으려고 행동한다. 그러나 조무래기들은 비양심적인 행동을 모두 감수하면서 자신을 윗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결국 인사부를 떠나면서 자신이 더러운 일에 이용만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평생토록 후회하게 될 일을 했다라는 자책을 지우지 못할 것이다.

하나은행은 본점이 속한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집행관실에 인맥을 통하여 내가 강제집행을 접수했는지 수시로 알아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를 피해 남부지방법원에 접수한 것이다.내가 남부로 갈 것을 예측한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제갈공명에 비유할만한 인물이다.

이번 강제집행의 특징은 지난번이 '강제성'에 있었다면 그와는 달리 '신속성'과 상대방을 '교란'하는 작전이 특징이었다. 한번 당한 상대방이 똑같은 일을 또 당하지 않으려고 할때 상대의 심리를 이용하여 또다시 함정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집행관도 거대기업을 강제집행하기에 부담스러웠던지 내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많은 이야기를 하나은행 인사부 김형국과장과 상의한 상태였고 나도 이번 집행은 상대를 함정에 빠트리는 것이 전술이었기 때문에 조용한 강제집행을 문제삼지 않았다. 이제 나는 상대가 주는 돈을 순순히 받기에는 성이 차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반드시 강제집행을 하려 한 것이고 상대에게 창피를 주고 싶었다. 나는 본래 온유한 사람이었는데 하나은행이 나를 이렇게 변화시킨 것이다.

지점에는 당연히 현금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담당하는 여자 과장이 거짓말을 하는 것을 나는 뻔히 알면서도 반은 현금으로 반은 수표로 받기로 했다. 다만 수표는 지급정지를 할 수도 있으므로 집행관이 듣고 있는 앞에서 인사부 김형국과장에게 그런 일은 하지 말라고 전화로 말했고 김형국 과장도 순순히 대답했다. 김형국 과장이 요즘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양심에 가책을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금을 준비한 배낭에 담아 유유히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함께 간 사람들과 근처 다른 은행에 입금하고 동행해준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 샀다.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으로부터의 해방감이었다. 사실 이번 강제집행은 그리 떨리지는 않았다. 역시 경험이라는 것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상대가 상상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할 생각이다.

항상 관심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힘을 북돋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강제집행한 바로 그 날로 쓰지 않고 왜 지금 쓰는지도 하나은행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댓글 4개:

  1. 신청서에 주민번호가 포함되어 있네요. 지우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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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늘 깊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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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단 하심니다. 일인 독재자를 감싸고 있는 충견들(타협할줄모르는,법대로만주장하는,부하는짓밟는, 휴먼 ㅎ자도 모르는 비열한) 상대로 큰일을 해내셨네요 존~~경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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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비밀 댓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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